“이번엔 진짜 다를까?” 불공정거래 처벌 강화, 당신의 돈을 지켜줄 수 있을까?
정부가 또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과징금은 올리고 감시는 강화한다는데, 왜 마음 한구석이 냉소적인 걸까요?
솜방망이 처벌의 역사, 이번에는 정말 끊어낼 수 있을지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정부가 또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과징금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물리겠다, 감시 시스템을 더 첨단화하겠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기대감보다 냉소적인 미소가 먼저 지어지는 것은 왜일까요?
솜방망이 처벌의 기억, 유죄가 나와도 이미 빼돌린 돈으로 호의호식하던 범죄자들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요?
새로운 약속, 과연 믿어도 될까?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걸리면 패가망신시킨다’는 공포를 심어주겠다는 겁니다.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기존에는 불법으로 번 돈만 환수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그 이익의 두 배까지 과징금으로 빼앗아 범죄의 실익을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 강화된 형사처벌:
벌금만 내고 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징역형이 강화되고, 그 처벌과 별개로 과징금까지 함께 물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명 강력해진 조치입니다. 하지만 법이 아무리 촘촘해져도, 그 법을 집행하는 사람과 시스템이 과거와 똑같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하는 척만 하다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리의 합리적 의심이 과연 기우에 불과할지, 그 실효성을 따져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냉소적일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우리의 냉소는 단순한 투정이 아닙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되었던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합리적 의심입니다.
- 솜방망이 처벌의 역사:
수백억을 해먹어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가벼운 벌금형에 그쳤던 수많은 판결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범죄로 얻는 이익이 처벌로 인한 손해보다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 시간은 누구의 편인가:
불공정거래 조사는 수년이 걸리기 일쑤입니다. 그 사이 범죄자들은 부당이득을 모두 현금화하고 숨겨버립니다. 뒤늦게 유죄 판결이 나와도, 텅 빈 계좌만 남을 뿐입니다.
결국, 법 조항 몇 개가 바뀌었다고 해서 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법과 제도가 우리를 완전히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똑똑해져야 합니다.
적을 알아야 이긴다
법과 제도는 최소한의 방어선일 뿐, 결코 완벽한 방패가 될 수 없습니다. 시장의 ‘검은 손’은 언제나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보호막은 우리 스스로가 적의 얼굴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를 빨아먹는 3대 불공정거래 행위를 실제 사례와 함께 낱낱이 파헤칠 것입니다.
-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내부자들만 아는 비밀 정보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
- 시세조종:
보이지 않는 손으로 주가를 주물러 개미들을 현혹하는 작전.
- 부정거래:
거짓 공시와 허위 정보로 회사를 포장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사기.
내 돈을 지키는 3가지 실천 사항
- 묻지마 투자를 멈추세요:
정부 정책이나 특정 테마에 대한 긍정적 뉴스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 이면의 리스크를 항상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 ‘아는 것’에만 투자하세요:
이 시리즈를 통해 불공정거래의 기본 유형을 숙지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은 피하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 스스로 감시자가 되세요: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건전한 의심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당신의 관심이 시장을 더 투명하게 만듭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2편에서는, 회사의 비밀을 훔쳐 자기 배를 불린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을 실제 사건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