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상한가 갑니다!” 그 카톡, 믿는 순간 당신은 표적이 된다.
아무 이유 없이 급등하는 주식, ‘나만 모르는 호재’가 있다고 믿으셨나요?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손, ‘시세조종’ 세력이 웃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욕망을 먹고 자라는 범죄
‘대박’의 꿈을 꾸는 투자자의 욕망을 가장 교묘하게 파고드는 범죄, 바로 ‘시세조종’입니다. 흔히 ‘주가조작’ 또는 ‘작전’이라 불리는 이 행위는,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풀린 뒤 순진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기고 빠져나가는 수법의 총칭입니다. 당신의 탐욕을 자극하고, 결국에는 모든 손실을 당신에게 전가하는 이 위험한 범죄의 세계를 3가지 관점에서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1, ‘작전’의 설계도 – 시세조종의 대표 유형
작전 세력은 시장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합니다. 그들의 대표적인 무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통정매매:
여러 계좌를 동원해 자기들끼리 주식을 사고팔며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미는 가장 고전적인 수법입니다. 마치 인기 있는 종목처럼 보이게 만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추종 매수를 유도합니다.
- 주식 리딩방을 이용한 펌프 앤 덤프(Pump & Dump):
소셜미디어를 통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추천하여 주가를 단기간에 급등시킨(Pump) 후, 미리 주식을 매집했던 세력은 고점에서 물량을 모두 팔아치우고(Dump) 빠져나옵니다. 뒤늦게 들어온 투자자들은 폭락하는 주가를 보며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 허수주문:
체결될 가능성이 없는 높은 호가에 대량의 매수 주문을 넣어 매수세가 강한 것처럼 위장했다가, 다른 투자자들이 따라붙으면 주문을 취소하고 자신들의 물량을 파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수법들이 결합되어, 투자자들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SG증권 사태는 이런 수법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줍니다.
2. SG증권 사태, 무엇이 달랐나? – 신종 수법의 해부
2023년 4월, 다우데이타, 삼천리 등 8개 종목이 예고 없이 하한가로 추락하며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습니다. 이 사건이 기존의 시세조종과 달랐던 점은 ‘속도’와 ‘신뢰’를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단기간에 주가를 급등시키는 대신, 이들은 수년에 걸쳐 주가를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끌어올렸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주식들이 ‘알고 보니 우량주’였다고 믿게 되었고, 의심 없이 장기 투자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력들은 투자자들의 계좌를 직접 관리하며 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완벽하게 통제했습니다.
이 사건은 ‘장기 우상향’ 그래프조차도 시세조종의 결과일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과 함께, 고수익을 미끼로 한 ‘묻지마 위탁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교묘하게 진화하는 시세조종의 덫을 우리는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요?
작전주가 보내는 위험 신호를 감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3. ‘대박’의 유혹, ‘쪽박’의 지름길 – 작전주를 피하는 감별법
작전주는 치명적인 유혹 뒤에 파멸의 그림자를 숨기고 있습니다. 다음 3가지 위험 신호를 보이는 종목은 일단 경계하고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 실적과 무관한 주가 상승:
특별한 호재나 실적 개선 없이 주가가 수개월 이상 꾸준히 오르기만 한다면, 누군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기업의 가치(실적)와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위험 신호입니다.
-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사명 변경:
기업의 주인이 계속 바뀌고, 회사의 이름과 사업 목적이 자주 바뀌는 곳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보다 주가 부양을 통한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근거 없는 ‘카더라’ 통신의 난무:
“곧 해외 대규모 계약 터진다”, “유명 기업에서 투자한다” 등 증권 게시판이나 리딩방에 확인되지 않은 호재성 소문이 과도하게 퍼지는 종목은 이미 작전 세력의 타겟이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유혹을 이기는 것이 최고의 투자 전략
시세조종 세력은 당신의 ‘대박 심리’를 먹고 삽니다.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비상식적인 유혹을 이겨내는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내 돈을 지키는 3가지 실천 사항
- 주식 리딩방을 즉시 차단하십시오:
‘무료 추천주’, ‘고수익 보장’을 외치는 곳은 100% 사기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그들은 당신을 자선사업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 이해할 수 없는 급등주는 외면하십시오:
‘오르는 말에 올라타는’ 추격 매수는 작전 세력에게 내 돈을 상납하는 행위입니다. 내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유로 오르는 주식에만 투자하십시오.
- ‘몰빵 투자’ 금지 원칙을 지키십시오:
“이번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은 투자가 아닌 도박입니다. 분산 투자는 시세조종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최소한의 안전벨트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4편에서는, 그럴듯한 거짓말로 회사를 포장해 당신의 눈을 속이는 <부정거래>, 즉 기업 사기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