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거기에 앉아 조금 쉬었다가 가렴

스산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삼성역 4번 출구 옆 골목 지나갈 때
휙!

바람 일어 새 한마리 비행 중에 떨어졌다.

잠시 내려 까불어
재주 부리는가, 무심코 눈길주니
2차선 도로 위에 달리는 차 사이로
가련한 작은 새 한마리 떨어져 움직이지 않는다.

쉬었다가 가렴,작은새,대화

정신잃은 새

앗, 달려간 그 자리에
고개 떨구고 맥못추는 너를 본다.

만지면 부서질까 쥐면 사라질까
살포시 핸드폰에 올려 화단으로 달렸다.

2차선 도로위에
떨어진 작은 새 한마리
꽃에 기대 일어난 일은 잊고 잠시 쉬어보렴
아프지마라, 아프지마라.. 정신차러보거라

미동도  없는 너를 손가락 세워
툭! 건드리고, 등에서 꼬리까지 쓰담으니
마술사에 손인가 할머니 약손인가
감았던 눈이 돌망돌망 깜빡인다.

쉬었다가 가렴,기운차린 새,대화

스스로 기운차린 새

여기가 어딘지 둘러보렴,
아프면, 힘들면 좀 더 쉬었다가 가렴.
어린 새 한 마리 길을 잃었나
떨고 있는 너를 보니 나를 닮았네

앞에서 흔들리는 너 닮은 꽃과 얘기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쉬었다 가렴.

두루마리 화장지는
뒤로 갈수록 빨리 사라진다지
인생도 뒤로 갈수록 더 빨라진다지.

너도 이제 긴 터널을 지나면
빨리 가는 인생에 오늘을 잊겠지, 끝이 보이겠지
그래, 작은 새야 에너지 보충하고
지금 더 쉬었다가 더 높이 더 멀리가렴.
쉬었다가 잘가…!

MrGray…! 150425.

  [회복하는 작은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