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대화에서 멘토는 말하는 사람, 멘티는 듣는 사람으로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는 대화의 양이 아니라 상호 경청과 이해에서 비롯됩니다. 연극에서 배우와 상대 배우 간의 즉흥적인 호흡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가 바로 상대에 집중하기 위해 반드시 침묵과 경청해야 할 때입니다.

“내 자네에게 충고 하나 해주지. 조용히 말할 것, 천천히 말할 것, 그리고 말을 많이 하지 말 것.”

존 웨인이 베벌리 힐스 로비에서 마이클 케인에게 했던 말입니다. 이 간결한 조언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더 많이 말하려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반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경청과 반응

나는 대사 한 줄이라도 더 탐내는 초보 연극배우처럼 끊임없이 말할 기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배우에게는 자기 대사를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 배우가 부지런히 말하는 동안, 상대의 대사를 귀 기울여 듣고, 적절한 순간에 반응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유독 람보가 말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바보가 아니듯이, 그의 캐릭터는 침묵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때때로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적절한 순간에 침묵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귀를 열고 침묵하고 경청하고, 반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대사만 생각하다 보면 상대 배우의 대사를 잘 듣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니 상황에 맞는 소통이 잘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통의 본질

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한 소리의 연속이 아닙니다. 듣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의 대사를 준비하는 데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상대의 눈을 보고 반응해야 한다. 마치 그 자리에서 처음 듣는 것처럼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반응해야 합니다. 심지어 리허설할 때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본을 외우는 것이 연기의 전부가 아니듯, 말을 잘하는 것이 소통의 전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을 듣고,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반응을 찾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멘토링 대화에서 멘토와 멘티와 마주 보고 눈을 보고 반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머리 속에 다음 말을 준비하면서 듣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멘티에 집중해서 든는 것이 내가 한마디 더 말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즉흥의 미학_함께 춤 추실래요?

침묵과 경청의 가치를 아는 것, 그리고 그 순간에 적절한 반응을 할 줄 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즉흥의 미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은 많다고 해서 의미가 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한 순간에 멈추고, 상대의 말을 듣고, 신중하게 반응하는 것이 더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진정한 즉흥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흐름을 읽고 조화롭게 반응하는 데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에서 실천할 것

1. 하루 한 번, 의식적으로 침묵하기: 회의나 대화 중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때, 침묵을 유지하며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자.
2. 경청 연습하기: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말을 완전히 듣고 난 후에 반응하는 습관을 들인다. 중간에 끼어들거나 답을 미리 생각하지 말자.
3. 눈을 맞추고 반응하기: 대화 중 상대의 눈을 보고, 처음 듣는 것처럼 진심으로 반응하는 연습을 해 보자.
4. 불필요한 말 줄이기: 말하기 전에 한 박자 쉬고, 정말 필요한 말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5. 즉흥적인 상황에서 조화롭게 반응하기: 대본처럼 준비된 말이 아니라, 순간의 흐름을 읽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 보는 연습을 하자.

멘토링 대화도 이에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연극 배우의 입장에서 ‘즉흥의 미학’은 결국, 준비된 침묵과 진정한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며 소통의 깊이를 더해 보십시오.